회사신입.. 이러저러한. 사회성 문제.

저 정말 미칠거같아요. 이번에 생활시설에 한달차 입사했습니다. 첫직장이구요. 모든 마주침이 너무 긴장되고 스트레스받아서 미칠거같아요.

2교대라 하루종일 사람들과 생활해요. 생활일할때는 아이들과, 행정 일할때는 직원들. 그리고 쉬는시간엔 커다란 사무실방에서 다같이.
인사도 어색합니다. 보는 순간 큰소리로 인사가 안 나오고 입이 턱 막힐때가 있는데 언제 한번 상사가 인사는 제대로 해줘야지요~ 장난스레 언지하셨는데 그뒤에도 몇번 우물거리는 모습 보이니.. 시간 지날수록 상낭하셨던 분이 껄끄럽게 대할듯말듯 하는 것도 느껴지고요.

사수는 무언가 '~하겠습니다'말하면 괜찮다고 제가 하겠다며 물러내고 본인이 다 하시는데.. 분명 제가 막내니까 제가 잡다한걸 다 해야 할거같은데 상사가 무언가 하고있을 때 , 안해도 괜찮다할때 그래도 제가 하겠습니다 말할 수 있는 싹싹함도 없고요.

뭘 하겠다고 하고서 시작하려하면 괜찮다고 하시는게 너무 가시방석처럼 느껴져서 나름 제가 알아서 말없이 혼자 해야겠다싶은 일을 해보면 그건 지금 안해도 됐는데.. 식의 말이 나와서 더 부끄럽고요.

어이없게 생각하시겠지만 밥을 다 먹고 식당정리를 해야되는데 사람들 밥 먹는중에 찬반정리하고 그럴 수 없잖아요. 어떡하지, 언제 일어나서 정리해야되지 머리속으로 긴장하고 있으면 다른 직원분이 자연스레 일어나서 정리시작하시고, 도우려하면 도울만한게 안 보이고 먼저 올라갈 수 없으니 이도저도 못 하고 그나마 해야된다고 눈에 딱 띄이는 더러운 식탁정리 하고 있으면 올라가시라고 말씀해주십니다.

쓰레기분리수거 같은 것도 볼때마다 다른 분이 먼저 다 해치워놓고요. 꽉찼을 때 쓰레기 버리고 오겠다고 말하니 내가 해도괜찮으니 그냥 두시라 말하는게 너무 마음쓰여서 한번은 기회보다가 다 찬걸 치웠더니 다른 방 쓰레기가 남아서 그걸 처리하고 치우려했다고 말씀하시기에 또 혼자 자괴감 들고.

커피.
들어와서 한번도 제가 다른 사람한테 커피 타드린 적이 없습니다. 커피를 안 마시고 지내왔기 때문에 언제 먼저 권해야되는건지 모르겠고, 커피드실래요? 물으실때 제가 타겠다는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커피를 제대로 타본 적이 한 번도 없거든요. 종이컵 믹스커피만 타먹어봤는데 이상한 이름 붙은 원두커피가 잔뜩이고, 원두커피를 드시는데 물조절을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어서요. 여기다 냉커피 탄다고 얼음을 넣으면 더 혼란스러워집니다. 실수할까 무섭고 어떻게 타야될지 모르겠다 말하는것도 부끄럽고 진지하게 집에가서 원두커피 타는 연습을 해야되나 생각하고 있어요.

그러니 그냥 친일파라기보다는 써있네영 잡는건
업무시간 외 작은 방 같은사무실에서 서너시간이고 서넛 직원이서 마주보고 있어야 될 상황이 있는데 꺼낼수 있는 말이 한마디도 없어요. 사람한테 할 말이 없는 건 예전부터 그랬습니다. 저는 친구들 하고도 먼저 잘 화두를 꺼내지않아요. 예를 들면 오늘은 말 많고 밝은선배 한 분이 계속 뉴스보면서 '오늘 한모씨죽었대요.' '개그맨 유행어 이게 유행한대요.' '로떼리아 세일한다는데요?' 하면서 사소한 이야길 시작으로 수다를 떠는데 저는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말을 꺼낼 수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정말 쓸데없는 말이잖아요. 저런 사소한 이야길 어떻게 하는걸까? 이런 생각이 끊임없이 들고 받아칠 말도 내가 꺼낼 말도 생각나지 않습니다. 얘기하려고 생각해보면 모든게 다 사소한 일들 뿐이예요. 이게 생각났는데 굳이 말해야되나? 안 말해도 상관없는 말이잖아? 대화하는게 괴로워져요. 대화의 필요섯도 느끼는데 저는 다른 사람들하고 말하고 싶지가 않아요.
그냥 미소만 지으면서 끄덕이고 하다가 더이상 못 견디겠어서 개인방으로 나왔습니다.
더불어 오늘은 새로 온 직원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사회요령이 없다는 이야길 하는데 제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진 않습니다.  부끄러워서 속에 확 얹히더라고요.
죽을것같아요.  어리버리하고 골치아픈 신입 모습이 딱 제모습인거같아요.
직장생활 대인관계 상관없다고들 하지요. 근데 그래도 몇마디 나눠가면서 지낼순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처음부터 이런 성격인건 아니었어요. 어릴때는 너무 활발하고 심심해하는 애들 모아서 내가 놀이 만들어다 같이 하고 앞에
나서고. 아주 오래전에는'나댄다'고 (지금은 상상도 못 할 일이죠.) 따돌림 당한적도 있었는데. 제 사교성 사회성은 초등학생 때 그대로 멈춰있는것같아요. 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하다보니 더 미칠거같네요 엄마는 엄마 딸이 일이 힘든것도 아니고 사회성으로 힘들어한다는걸 알면 얼마나 좆같을까. 취업 준비 기간에 이 얘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사람들하고 지낼게 걱정된다니까 그게 문제면 어떡하냐고, 그건 해결할 수도 없는 일이지 않냐고 뭐가 문제냐고 문제인거 자체가 이상한 일이고 문제면 안 된다는 식으로 정색하시더군요.

면접보는걸 무서워하니까 그것도 걱정하셨어요.
발음 잘되고 의지와 이시영 줄 알았는데
여기 면접을 볼때 이상할 정도로 말이 잘 나오고 대응도 잘 했지요. 그러고서 취업했을 때 엄청 기뻐했었는데. 근데 이대로가다간 큰 일 날거같아요. 제가 뭘 어떻게 해야되는지. 사람하고 섞이지않고 살 수 있다면 그렇게 살고싶고 그런데 나는 왜 이렇게 인간친화적인 직업을 선택했나 싶고 어느 누군가가 자신도 처음에 그랬는데 일이란걸 하다보면 희한하게 사람이 변한다고 하는것도 믿기지 않고. 다 미칠 거 같아요.